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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 기억(보름달)

조은글

by 여리챨리 2006. 10. 2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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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 기억(보름달)

최정신


말매미 길게 울던 이끼 낀 뒤뜰
옹기 그림자 수런대던
장독대 옆에
방울방울 등불 켜든 물꽃 봉숭아

울 엄마 엄지와 검지가
서둘어 물들며
피마주 잎사귀에 칭칭 감기던 무명실자락

어디선가 투명한
여섯 줄의 현이 울릴 것 같던
푸르디 푸른 하늘에서
첫눈이 내릴 때까지
아까워 베어내지 못하던
손톱 끄트머리 밝그레 떠 있던 보름달,

눈물 나게 근사한
추억을 껴입은 그리움 일어서면
내 가슴에 보름달 뜨고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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