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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달

조은글

by 여리챨리 2006. 10. 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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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달

천양희

가시나무 울타리에 달빛 한 채 걸려 있습니다
마음이 또 생각 끝에 저뭅니다
망초꽃까지 다 피어나
들판 한 쪽이 기울 것 같은 보름밤입니다
달빛이 너무 환해서
나는 그만 어둠을 내려놓았습니다
둥글게 살지 못한 사람들이
달보고 자꾸 절을 합니다
바라보는 것이 바라는 만큼이나 간절합니다
무엇엔가 찔려본 사람들은 알 것입니다
달도 때로 빛이 꺾인다는 것을
한 달도 반 꺾이면 보름이듯이
꺾어지는 것은 무릎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마음을 들고 달빛 아래 섰습니다
들숨 속으로 들어온 달이
마음 속에 떴습니다
달빛이 가시나무 울타리를 넘어설 무렵
마음은 벌써 보름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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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망초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휘영청 달빛 아래서
둥글지 못한 내 마음을
종내 들키고 말았습니다
목마름으로 바라보고 또 바라보다가
한량없는 그리움으로 한 쪽 어깨가 기울어진
들판 귀퉁이에 간절함을 내려놓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무엇엔가 찔린' 마음을 꺾어들고
달빛 그득한 뜨락에 섰습니다
마음으로 와서
그대 마음에 뜨는 달,
이제 어둠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로소 세상은 휘영청 보름달입니다
[양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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