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글

가장 아름다운 가위, 바위, 보

여리챨리 2008. 4. 22. 10:37
 

가장 아름다운 가위, 바위, 보





  아버지와 아들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아빠랑 가위바위보를 할까? 네가 이기면 부탁하는 것은 뭐든지 다 들어줄 테니까."

"그럼 아빠, 내가 갖고 싶은 것 다 사 줄 거야?"

"물론이지. 네가 갖고 싶은 것은 아빠가 모두 다 사 줄게."

  그런데 가위바위보를 할 때마다 아들은 단 한번도 진 적이 없습니다. 아들은 그렇게 신이 날 수가 없었고 즐거웠습니다.

  아들은 가지고 싶은 장난감, 먹고 싶은 모든 것을 다 사달라고 했고 아버지는 즐거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아버지는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겨 기뻐하는 아들을 보면서 자신도 뿌듯했습니다.

  아버지가 가위바위보를 할 때마다 아들에게 일부러 저 준 것을 아들은 아직 어려서 알지를 못합니다.

  오직 주먹밖에 낼 줄 모르는 아들,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손가락이 없는 조막손으로 태어나 오직 주먹밖에 낼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는 이런 아들에게 언제까지나 지고 싶어 합니다. 그것이 세상 아버지들의 마음입니다. 자기가 주먹밖에 낼 줄 모른다는 것을 아들이 스스로 알아차릴 때까지 아버지는 계속 져 줄 것입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이 주먹밖에 낼 줄 모르는 것을 알게 될 날이 오지 않기를 또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행복 수첩 속의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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