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글

자네 얼굴이 가장 더러워서

여리챨리 2007. 10. 4. 09:13
 

자네 얼굴이 가장 더러워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 그는 옷 한 벌, 지팡이 한 자루, 봇짐 하나만 몸에 지닌 채 버려진 나무통을 집으로 삼아 살았습니다.

 어느 날 디오게네스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거나 옳은 일에 돈을 쓸 줄 모르고 오직 자신을 위해서만 돈주머니를 여는 한 부자의 초대를 받았습니다. 부자의 집에 들어선 디오게네스는 기둥과 바닥이 대리석으로 깔려 있고 번쩍이는 가구와 금으로 된 장식품들로 눈이 어지러웠습니다. 디오게네스의 표정을 본 부자는 어깨를 으쓱했습니다.

'디오게네스도 내 집이 부러운 모양이군.' 부자는 자기가 얼마나 돈이 많은지 떠들어댔고, 가만히 듣고만 있던 디오게네스가 갑자기 두리번거리더니 입을 우물거렸습니다. 그리고 부자의 얼굴에 침을 탁 뱉었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 짓이오.?"

 부자는 깜작 놀라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디오게네스가 씩 웃으며 말했습니다.

“미안하오. 아까부터 침을 뱉고 싶었는데 집이 너무 훌륭하고 아름다워 어디에도 침을 뱉을 수가 없었소. 그런데 가만히 보니 딱 한 군데 자네 얼굴이 가장 더럽더군. 자네 얼굴은 욕심과 거들먹거리는 심보가 가득 찬 쓰레기통이니까."

  부자는 아무 말도 못하고 얼굴만 붉혔습니다. (출처:월간 좋은 생각)


❀ 재산은 현명한 사람에게는 종이 되고,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군림자가 된다 ❀

 - 영국속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