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글

무엇이 먼저인가

여리챨리 2007. 9. 28. 10:33
 

무엇이 먼저인가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랜서 기자 케빈 카터. 1993년 오랜 내전으로 기아가 극심했던 아프리카 수단에서 허기져 쓰러져 있는 어린이를 촬영하여 세상에 공개했습니다.

 앙상한 뼈만 남은 채 일어날 힘도 없어 땅바닥에 엎드린 흑인 소녀. 그 옆에는 굶주린 독수리가 어린이를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그 해 《뉴욕타임스》를 통해 커터가 찍은 <수단의 굶주린 소녀>사진은 수단 문제에 대한 국제 여론을 환기시켰습니다. 그러나 많은 독자들로부터 허기진 어린이를 구하지 않고 어떻게 촬영할 생각부터 했냐는 거센 항의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 사진은 1994년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사람들은 "인간성 대신 賞(상)을 택했다"는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물론 카터는 그 사진을 찍은 직후 독수리를 쫓아내 소녀를 구했습니다. 당시 카터와 함께 취재 여행에 동행했던 동료 실바는 그가 소녀를 구하고 나무 그늘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흐느꼈다고 했지만 분노한 사람들에게 그 말은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카터는 괴로워하다가 3개월 뒤 서른셋의 젊은 나이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의 자동차에

"어린아이에게 물을 주어야 할 것인가, 사진을 먼저 찍어야 할 것인가?" 라는 글이 발견 되었습니다.

 진실을 세상에 알리려고 노력한 기자, 카터는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아프리카 수단의 끔직한 상황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출처:월간 좋은생각)


오직 정의밖에 모르는 정의는 차라리 불의만도 못하다 ❀

 - 미국 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