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나들이
당신이 선택한 항공기의 안전도는 어떤가?
여리챨리
2007. 8. 8. 11:49
휴양지 해변에서의 여유로운 휴식, 이국적인 풍경과 음식들, 간만에 느껴보는 자유로움 등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과연 내가 선택한 항공기는 얼마나 안전할까? 국내외 항공사의 사고 기록, 기종에 따른 사고 등을 통해 선택한 항공기의 안전 정도를 가늠해 본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 중 한 곳인 캄보디아에서 지난 6월 PMT항공의 AN24기가 추락,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이 중에는 한국인 관광객 13명이 포함돼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정확한 결론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지만 악천후 속에서 지형을 오판한 조종사의 과실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항공기 사고는 자동차 사고만큼 빈번하지는 않지만 사고에 따른 인명피해는 어떤 사고보다 크다. 추락, 충돌, 폭발의 경우에는 대부분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고, 활주로에서의 충돌이나 비상 착륙 시에도 사망 또는 부상자가 발생한다. 한 번 오르면 피할 공간이 없는 항공기를 이용할 때마다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항공안전정보 웹사이트인 에어세이프닷컴(AirSafe.com)에 따르면 1978~1995년 서유럽과 미국에서 설계된 대형제트기를 포함해 탑승객이 1명 이상 사망한 사고는 총 164건으로 68건은 탑승객 전원이, 15건은 90% 이상이, 37건은 10% 미만이 목숨을 잃었다.
이와 관련 미국 MIT 아놀드 바넷 교수는 최근 연구를 통해 2000~2005년의 항공기 사고 사망률이 선진국의 국내선에서는 3천만 번 비행에서 1회, 개발도상국에서는 200만 번에서 1회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제선을 운항하는 항공사에 있어서는 선진국과 후진국이 모두 150만 번에서 1회로 같았다.
국내선의 경우, 매일 한 번씩 비행기를 타면 8만2191년이나 5479년 만에, 국제선에서는 4109년 만에 사고로 인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확률이다.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따르면 항공기 사망 사고 확률은 40만~1천만 번에 1회로 각각 5천 번에 1회, 40만 번에 1회에 불과한 자동차와 기차에 비해 극히 낮다. 그러나 아무리 확률이 로또 1등 당첨 확률만큼이나 낮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불안감은 가시지 않는다. 한국에 취항하는 주요 항공사들의 사고 기록은 어떻게 될까?
최근 10년간(1997년 6월~2007년 6월) 테러를 제외한 사망 사고를 보면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중화항공, 대한항공이 3회, 터키항공이 2회, PMT항공을 비롯한 베트남항공, 블라디보스토크항공, 세부퍼시픽, 싱가포르항공, 에어프랑스, 에어필리핀, 중국국제항공, 타이항공 등이 1회씩이었다.
기종은 보잉사의 737-400, 737-300·737-200·727·747·767, MD-11, 에어버스 300·310, 안토노프 24, 야코블레프 12, 투폴레프 134·154, DC-9, Learjet 31, BAe146 등이었다. 현재 한국과 현지를 연결하는 항공편의 기종은 대부분이 보잉사와 에어버스사의 항공기이며, 일부 항공사들은 맥도널더글러스의 MD-82, MD-83, MD-90을 운항하고 있다.
건교부 항공안전본부에 따르면 항공사의 안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고장으로 인한 지연·결항율(2007.1.1~2007.5.29)은 이란항공(4.55), 사할린항공(3.47), 블라디보스토크항공(3.11), 로열크메르항공(2.67), 달라비아항공(2.27) 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외여행에서의 항공 이동은 한국의 국제공항을 출발해 현지 공항에 도착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항공편이 직접 연결되는 대도시를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면 목적지에 닿기 위해 현지에서 다양한 연결 항공편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날아다니는 관'으로 불리는 아프리카 항공사와 중소 영세 항공사들이 난립한 동남아시아에서의 항공 이동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에어세이프닷컴이 1970년부터 2007년 6월까지 자체적으로 조사·작성한 100만 번 비행당 탑승자 사망률(추정치로 항공사나 항공기 제작사로부터 시인된 자료는 아님)을 보면 조사 항공사 중 중화항공이 7.16으로 가장 높았으며, 인도항공(4.89), 터키항공(3.58), 이란항공(3.54),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2.53) 순이었고, 에미레이트항공과 에바항공은 0.00이었다.
기종별로는 에어버스 320이 가장 높았으며, 보잉 747, 에어버스 300, 보잉 737-100/200, 보잉 727 순이었다.
한편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항공안전에 관한 세계 각국의 안전등급을 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운항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에서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제기준 이행률에 따라 1등급(기준 부합)과 2등급(기준 미달)으로 분류했다.
방글라데시, 벨리즈, 불가리아, 코트디부아르, 콩고민주공화국, 감비아, 가이아나, 아이티, 온두라스, 인도네시아, 키리바시, 나우루, 니카라과, 파라과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스와질란드, 우크라이나, 우루과이, 짐바브웨 등이 2등급으로 분류됐으며, 이 중 한국에 취항하는 항공사를 가진 국가는 인도네시아 한 곳이다. 미국은 2등급 국가에 대해 미국 항공사와의 공동운항(코드셰어) 금지 등의 제한 조치를 가하고 있다.
유럽연합(EU) 교통위원회는 항공 운항 불안전 국가와 항공사에 대한 리스트를 분기마다 발표하고 있다. 운항이 금지된 리스트A의 항공사는 유럽연합 전체 회원국의 영공 통과를 포함해 운항이 전면 금지되며, 기종별로 운항이 금지된 리스트B의 항공사는 해당 기종에 한해서만 운항이 금지된다.
7월 4일 발표된 블랙리스트에서 항공사 운항금지 국가는 콩고민주공화국, 앙골라, 르완다 등 아프리카 국가들을 비롯해 북한, 인도네시아 등 14개국 151개 항공사이며, 특정 항공사의 기종에 대한 운항이 금지된 국가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코모로, 콩고 등 4개국 4개 항공사이다.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국내 취항 항공사는 인도네시아의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이다.
한편 러시아는 쿠반 항공(Kuban Airlines), 야쿠티아 항공(Yakutia Airlines), 에어라인400(Airlines 400), 카브민보디아비아(Kavminvodyavia) 등 4개 항공사의 유럽 운항을 자체적으로 금지했으며, 가즈프로마비아(Gazpromavia), UT에어, 크라스(Kras)에어, 애틀랜트 소유스(Atlant Soyuz), 우랄 항공(Ural Airlines), 로사이아(Rossyia) 등 6개 항공사에 대해서는 운항 항공기의 숫자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몰도바는 적절한 안전 감독을 하지 않은 8개 항공사의 운항 허가를 취소했다.
'안전한 항공기' 이용을 위해서는 항공사의 사고 기록과 기종별 사고율 등을 참고할 필요가 있지만 전적으로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연방항공청의 안전등급 평가, 유럽연합 블랙리스트, 건교부 항공안전본부의 항공안전정보가 안전한 항공기 이용을 위해서는 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 항공사는 운항 취소나 금지 등의 규제가 가해지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 중 한 곳인 캄보디아에서 지난 6월 PMT항공의 AN24기가 추락,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이 중에는 한국인 관광객 13명이 포함돼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
항공기 사고는 자동차 사고만큼 빈번하지는 않지만 사고에 따른 인명피해는 어떤 사고보다 크다. 추락, 충돌, 폭발의 경우에는 대부분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고, 활주로에서의 충돌이나 비상 착륙 시에도 사망 또는 부상자가 발생한다. 한 번 오르면 피할 공간이 없는 항공기를 이용할 때마다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항공안전정보 웹사이트인 에어세이프닷컴(AirSafe.com)에 따르면 1978~1995년 서유럽과 미국에서 설계된 대형제트기를 포함해 탑승객이 1명 이상 사망한 사고는 총 164건으로 68건은 탑승객 전원이, 15건은 90% 이상이, 37건은 10% 미만이 목숨을 잃었다.
이와 관련 미국 MIT 아놀드 바넷 교수는 최근 연구를 통해 2000~2005년의 항공기 사고 사망률이 선진국의 국내선에서는 3천만 번 비행에서 1회, 개발도상국에서는 200만 번에서 1회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제선을 운항하는 항공사에 있어서는 선진국과 후진국이 모두 150만 번에서 1회로 같았다.
국내선의 경우, 매일 한 번씩 비행기를 타면 8만2191년이나 5479년 만에, 국제선에서는 4109년 만에 사고로 인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확률이다.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따르면 항공기 사망 사고 확률은 40만~1천만 번에 1회로 각각 5천 번에 1회, 40만 번에 1회에 불과한 자동차와 기차에 비해 극히 낮다. 그러나 아무리 확률이 로또 1등 당첨 확률만큼이나 낮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불안감은 가시지 않는다. 한국에 취항하는 주요 항공사들의 사고 기록은 어떻게 될까?
최근 10년간(1997년 6월~2007년 6월) 테러를 제외한 사망 사고를 보면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중화항공, 대한항공이 3회, 터키항공이 2회, PMT항공을 비롯한 베트남항공, 블라디보스토크항공, 세부퍼시픽, 싱가포르항공, 에어프랑스, 에어필리핀, 중국국제항공, 타이항공 등이 1회씩이었다.
기종은 보잉사의 737-400, 737-300·737-200·727·747·767, MD-11, 에어버스 300·310, 안토노프 24, 야코블레프 12, 투폴레프 134·154, DC-9, Learjet 31, BAe146 등이었다. 현재 한국과 현지를 연결하는 항공편의 기종은 대부분이 보잉사와 에어버스사의 항공기이며, 일부 항공사들은 맥도널더글러스의 MD-82, MD-83, MD-90을 운항하고 있다.
건교부 항공안전본부에 따르면 항공사의 안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고장으로 인한 지연·결항율(2007.1.1~2007.5.29)은 이란항공(4.55), 사할린항공(3.47), 블라디보스토크항공(3.11), 로열크메르항공(2.67), 달라비아항공(2.27) 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외여행에서의 항공 이동은 한국의 국제공항을 출발해 현지 공항에 도착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항공편이 직접 연결되는 대도시를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면 목적지에 닿기 위해 현지에서 다양한 연결 항공편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날아다니는 관'으로 불리는 아프리카 항공사와 중소 영세 항공사들이 난립한 동남아시아에서의 항공 이동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에어세이프닷컴이 1970년부터 2007년 6월까지 자체적으로 조사·작성한 100만 번 비행당 탑승자 사망률(추정치로 항공사나 항공기 제작사로부터 시인된 자료는 아님)을 보면 조사 항공사 중 중화항공이 7.16으로 가장 높았으며, 인도항공(4.89), 터키항공(3.58), 이란항공(3.54),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2.53) 순이었고, 에미레이트항공과 에바항공은 0.00이었다.
기종별로는 에어버스 320이 가장 높았으며, 보잉 747, 에어버스 300, 보잉 737-100/200, 보잉 727 순이었다.
한편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항공안전에 관한 세계 각국의 안전등급을 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운항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에서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제기준 이행률에 따라 1등급(기준 부합)과 2등급(기준 미달)으로 분류했다.
방글라데시, 벨리즈, 불가리아, 코트디부아르, 콩고민주공화국, 감비아, 가이아나, 아이티, 온두라스, 인도네시아, 키리바시, 나우루, 니카라과, 파라과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스와질란드, 우크라이나, 우루과이, 짐바브웨 등이 2등급으로 분류됐으며, 이 중 한국에 취항하는 항공사를 가진 국가는 인도네시아 한 곳이다. 미국은 2등급 국가에 대해 미국 항공사와의 공동운항(코드셰어) 금지 등의 제한 조치를 가하고 있다.
유럽연합(EU) 교통위원회는 항공 운항 불안전 국가와 항공사에 대한 리스트를 분기마다 발표하고 있다. 운항이 금지된 리스트A의 항공사는 유럽연합 전체 회원국의 영공 통과를 포함해 운항이 전면 금지되며, 기종별로 운항이 금지된 리스트B의 항공사는 해당 기종에 한해서만 운항이 금지된다.
7월 4일 발표된 블랙리스트에서 항공사 운항금지 국가는 콩고민주공화국, 앙골라, 르완다 등 아프리카 국가들을 비롯해 북한, 인도네시아 등 14개국 151개 항공사이며, 특정 항공사의 기종에 대한 운항이 금지된 국가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코모로, 콩고 등 4개국 4개 항공사이다.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국내 취항 항공사는 인도네시아의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이다.
한편 러시아는 쿠반 항공(Kuban Airlines), 야쿠티아 항공(Yakutia Airlines), 에어라인400(Airlines 400), 카브민보디아비아(Kavminvodyavia) 등 4개 항공사의 유럽 운항을 자체적으로 금지했으며, 가즈프로마비아(Gazpromavia), UT에어, 크라스(Kras)에어, 애틀랜트 소유스(Atlant Soyuz), 우랄 항공(Ural Airlines), 로사이아(Rossyia) 등 6개 항공사에 대해서는 운항 항공기의 숫자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몰도바는 적절한 안전 감독을 하지 않은 8개 항공사의 운항 허가를 취소했다.
'안전한 항공기' 이용을 위해서는 항공사의 사고 기록과 기종별 사고율 등을 참고할 필요가 있지만 전적으로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연방항공청의 안전등급 평가, 유럽연합 블랙리스트, 건교부 항공안전본부의 항공안전정보가 안전한 항공기 이용을 위해서는 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 항공사는 운항 취소나 금지 등의 규제가 가해지기 때문이다.